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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

보육교사가 알려주는 어린이집 선택시 고려사항

by 헤이썬 2023. 12. 14.

어린이집을 고를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할까요? 저는 아동학과를 졸업했고 직장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교사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늘 가장 큰 꿈이었기에, 전공 공부를 하면서, 또 일을 하면서, ‘나중에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내 아이를 어떤 어린이집에 보내면 좋을까?’ 늘 생각해왔었습니다. 그 몇가지 요소들을 함께 나누고 싶기에, 경험에서 비롯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나누도록하겠습니다.

어린이집 교실의 모습

1. 어린이집 교사의 구성과 분위기

어린이집 생활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담임교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집의 프로그램, 교구, 교재가 아무리 좋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정서적인 안정감과 사회적 발달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담임교사와 우리 아이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낀다면 아무리 좋은 어린이집이어도 저는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좋은 담임교사를 찾는 건 너무나 어려운 과정입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느낀점이 학부모 앞에서와 뒤에서의 모습이 다른 교사들도 많이 봤고, 은연 중에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을 편애하는 교사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담임교사 배치는 전적으로 어린이집 시스템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좋은 교사를 찾는다해도 내 아이의 교사가 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반 교사보다 담임교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험을 종종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제가 추천하는 팁 하나는, 투담임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입니다. 한 학급에 2명의 담임교사가 함께 학급을 운영해 나가는 어린이집들이 있습니다. 담임교사가 2명일 경우, 상대적으로 내 아이의 성향과 맞는 교사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전 어린이집 근무 당시, 투담임의 반 배치를 이룰 때, 서로 성향이 반대되는 교사들을 매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교사와 내향적인 교사', '놀이를 잘하는 교사와 사무 업무를 꼼꼼히 보는 교사' 등 서로를 상호보완해줄 수 있는 메이트들을 짜다보니, 아이들에게도 교사로서의 역할이 더 다양해지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들의 상호작용이나 말투가 어린이집마다 그 안에서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교사들끼리도 매일 함께하다 보니 서로 닮아가고, 혹여나 아이에게는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투도 자신들도 모르는 새에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이지요. 어린이집 전체 교사들의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순간이라도 아이들을 대하는 말투가 다소 강하거나 태도가 좋지 않은 교사들이 많을 경우, 그 어린이집은 거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또한, 등하원 시 나와 다른 학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일관적인지도 보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그 부모를 대하는 태도와도 연관될 수 밖에 없으며, 부모를 가려서 대하는 교사는 아이들에게도 서로 다른 태도로 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안전에 대해 예민성을 가진 곳

걸어가다가도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는게 아이들입니다. 어린이집에 가면 아무래도 집에서보다 동적인 놀이를 하고 흥분도가 높기에, 다칠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어린이집의 바닥 면, 교구 가장자리, 계단의 모서리 등 기본적인 시설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함께 사용하는 책읽기 공간, 식당, 놀이터 등의 공유공간을 잘 살펴보는게 중요합니다. 반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담임교사들이 신경을 많이 쓰고 예방하기 마련이지만, 공유공간 같은 경우는 책임의 소재가 넓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경이 덜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공유공간까지 안전시설물 점검이 항상 잘 되어 있는 어린이집은 원장, 주임교사 등 총 책임자들이 안전 면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 할 수 있으며, 사고 후 대처, 응급처치도 더 철저히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3. 함께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

부모들과 소통하지 않거나 인맥을 만들지 않을 예정이라도, 같은 반 부모의 성향이나 분위기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의 학벌이나 경제력 수준, 이런 것을 고려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함께 지내다 보면, 서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부모들과 소통을 하거나 관계 맺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기적이거나, 아이를 포함한 타인에게 행동이나 표현이 거친 부모일 경우, 혹시나 그 아이와 우리 아이가 일상생활 중 어떠한 트러블이 발생하였을 때, 그 부모와의 원만한 해결이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는 직장어린이집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직장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기 때문에, 회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서로 건너건너라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문제 발생 시, 언행을 조심하며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들끼리도, 교사와 부모 사이에도 서로서로 신중하게 조심성을 가지고 학급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학급 분위기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4. 아이가  '진짜' 놀이할 수 있는 곳

제가 짧게 경험했던 한 어린이집에서는 부모에게 보내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특정놀이에 흥미가 없는 아이에게 부탁하고 사정하여 사진용으로 놀이하는 모습을 찍는 곳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는 사진만 찍고 바로 자신의 놀이로 돌아갑니다. 

어린이집에서 사진 많이 보내주고 알림장 길게 써주는 것, 정말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진을 찍을 동안 아이와 상호작용해야 할 교사는 사진사가 되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사진을 많이 보고 싶고 궁금한 것은 이해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사진이 남는 것보다 교사가 나와 온전히 상호작용하고 놀이에 푹 빠져 함께 하기를 더욱 바랄 것입니다. 

사진으로 아이들의 놀이 모습을 판단하지 말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얼마나 재밌게 놀이했는지, 어떤 놀이감에 흥미가 있는지, 교사와의 놀이를 얼마나 즐거워하며 편안해 하는지, 아이의 반응과 감정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모여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

 

어린이집 유형도 많고 '국공립이 좋다, 직장어린이집이 좋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많지만, 각 부모의 양육관과 중요시하는 부분이 맞는 어린이집은 정말 개인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했던 직장어린이집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위탁 어린이집이었는데, 같은 재단의 어린이집이더라도 다른 어린이집의 교사들을 만나보면, 모든 어린이집이 운영 시간부터해서 운영시스템, 교구 종류와 제작 방법, 원장님의 성향, 교사들의 상호작용 등 정말로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아이와 부모의 성향에 따라 잘 맞는 어린이집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주변의 이야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어린이집에 원하는 점, 가장 중요시하는 점을 확실히 정하고 이에 맞는 어린이집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